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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 씨앗,
엇갈이 배추 씨앗,
부추에 당귀며 이런 저런 묘종과 씨앗들을 흙의 품에 맡겨 두었다
바람과 햇빛과 비의 다독거림 끝에
초록 손들과
상생의 밥상을 나누게 될 것,
상생에 앞선 해원이야
밭갈이 땀 흘림으로 서로 씻었다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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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1㎏) 4.390원
깻잎(200g) 3.180원
배추(1포기) 61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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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10개) 7.940원...
오이 열개 값은 심어 가꾼이가 받는 금액인가?
냉이
민들레
쑥이며
고들빼기는 왜 없는거지?
눈금이 잘못 그려진 우리네 식이문화의 일그러진 잣대와
종래의 먹을 것들을 무단폐기 해 버린 댓가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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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마르신 혜성 스님은
찻잔을 세번쯤 비울 동안 그저 말 없으심으로 결가부좌
"주지 스님 너무 마르셨습니다"
진공의 침묵을 덜어보려는 서툰 말씀에
"내가 가져야 할 몸 이상으로 살이 찌면 보기에는 어떨랑가 몰라두
그게 다아 남의 생명 몫을 가로 챈 것이여~"
똥배에 움찔 경련이 일고
그 자리에 부처님 슬며시 들어 앉으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