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함께의 봄,

햇꿈둥지 2015. 4. 8. 20:40

 

 

 

#.

딱히 이 노릇이

맞거나 잘하는 짓인지 까지도 그만 덮어 버리기로 했다

 

그리하여

얼렁뚱땅 도자 망부석의 열린 머리 부분에

엉성하나마 뚜껑을 덮어 준 연유는

 

#.

이태전

어느 딱새 부부가 이번 봄과 같이 도자 망부석 몸통안을 찾아 들어

알 낳아 부화 했었는데

제법 잘 크던 녀석들이 이소 무렵 모두 죽어버린 일이 있었다

 

#.

내린 비가 좁은 통속을 일시에 채우면서 물에 빠져 죽었거나

여름 같은 봄볕에 뜨거워 죽었거나

병속 같은 좁은 공간에서 답답해 죽었거나 등의 무성했던 추측들,

 

#.

어쨌거나

그 때의 그 안타까운 기억들이 하도 선연해서 

비 막음과

볕 가림을 위해  급한대로 뚜껑 하나 덮어 주었다

 

#.

자연이라 하니

횡사 조차도 자연스러운 일이겠거니 생각 중에도

사람이 망가뜨리고 죄없는 생명들이 덤터기를 써야하는 요즘,

 

#.

그저 

엉성하여 볼품은 없다만

함께 살아 보자는 뒤늦은 반성 정도로 손잡아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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