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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안의 감자는
고갱이 힘을 모아
앙증맞은 덩쿨손을 허공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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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 걷기 운동길에 만나지는 무덤 두개
아주 예의 바르게 아침 인사를 한다
"편히 주무셨나요? 오늘은 정말 봄날 입니다
귀신 같이 아셨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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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과 고랑 구별없이 온 들에 초록 순들이 솟고 있으니
드뎌 강원도 살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서예 가방을 어깨에 메고
운전 대신 건들 걸음으로 버스를 탔는데
봄볕에 차 마져도 취해 버렸는지
그렁 그렁 동맥경화 증세를 보이던 이놈이 그만 덜커덕 멈춰 서 버리고 말았다
깊은 산골,
네시간에 한번의 유일한 길이 결딴나고 말았으니
아주머니 네분의 앙앙불락이 이해도 된다만
어떻게든 차를 살려 보겠다고 분주한 젊은 기사의 등뒤로
집 까지의 택시비를 물어내라는 등의 볼멘 소리는 억지스럽다
나는 그 소요 속에
갈곳 잃은 아이처럼 가만히 앉아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예상 할 수 없었던 일상의 휴지,
더구나 이 봄빛 속에...
#.
냉이와
민들레와
광대나물로 차려진 밥상
찰지고 무성한 봄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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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지 않아도
화수분으로 넘쳐나는 초록 계절
행복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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