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한계

햇꿈둥지 2008. 9. 8. 10:40

 

 

 

 

 

 

#.

그럴 줄 알았다

말하자면

계획한 어떤 일 이든지 내 손으로 해내리라는 믿음...

 

지난 주에 못다한 무우 씨앗을 넣고

고추를 따다가

한고랑 반쯤의 분량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멈칫

일이 힘겹고 싫어 졌다는 것,

 

신체적 한계선으로의 느껴짐

그 저녁 해넘이 무렵엔 집 오름 길에 있는 무연고 묘 벌초를 해 드렸고

내 내 지나친 땀 흐름과 어깨 결림

 

새볔 잠이 깨고부터 느껴지는 인후부의 통증...

 

 

 

 

#. 

밤 숲엔 늦반딪불이들이 어지러이 날고 있었다

하늘 가득 명멸하는 별들과

숲 속의 님프처럼 유영하는 반딪불이...

그 정경이 너무도 황홀해서

깜깜한 산 중에 홀로 서 서

숲 바라기를 하다가

하늘 바라기를 하다가

 

이 아름다움을 누구와 더불어 나눠야 할까?

 

 

 

 

 

 #.

어깨 위에 맷돌쯤의 무게가 얹혀 있는듯 하다

잠에서 깨어 나고도 가벼워지지 않는 무게감...

그걸 털어 내고자

잠시의 시간에 장구경도 하고

전기 설비도 손질하고

 

게으름 끝에 늦 심어진 집 주변의 호박들은 이제야

포동한 호박들을 매달기 시작 했다 

 

여름 내

풀숲에 갇혀 있던 장독대를 구해 내고

그 위에 정갈하게 썰어 말린다

 

햇볕을 거두어

다시 햇볕으로 마름하여

햇볕 인색한 겨울 양식을 삼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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