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큰 집 잔치, 작은 집 돼지

햇꿈둥지 2007. 11. 19. 10:30

 

#.

세번의 김장,

 

처가집의 종합편과

내 집과 큰 집의 단편

당연히 세번의 마당쇠 역을 맡아야 했고

세번째 큰 집 김장판에서는

역사적으로도 가장 뛰어 난 마당쇠 임을 누누히 칭찬 받는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배추 나르기 부터

절이기

무우채 썰기

절임 배추 꽁지 다듬기

배추 속 양념의 보조역

속 넣을 장소 까지의 운반과 정리

 

제공된 시나리오 없이

입안의 혀 처럼

일사분란한 이런 마당쇠를 시험 봐서 뽑지 않고도 꽁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

더구나

이토록 깊은 강원도 첩첩산중에서...

 

도대체

여전히 날 잡아 김장을 해야 하는 이 나라에

김치 냉장고는 왜 있어야 하는 걸까???

 

 

#.

통일이 전망 되지 않는 통일 전망대에는

푸른 빛으로 얼어 붙어 있는 해금강이 보였고

온통 시멘트 투성이인 마당에는 순교한 낙엽들이 11월의 살바람과 함께 몰려 다니고 있었다

 

여덟 시간쯤의 운전으로

이제는 경로 우대를 받아야 하는 내 누이와 먼 동해의 길을 돌아쳤다

사진 속에

흰머리 성성한 사람들...

 

바다도

사람도

겨울 속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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