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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뭄 중에
흐리기만 해도 은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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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째
하루에 한번쯤 소낙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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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성 스콜 같은 소나기가
천둥 번개 사이로 쏟아지기도 하는 참 이상야릇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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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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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도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친상을 당 했는데
그노무 메르스 때문에 아무에게도 연락을 안한채
하룻만에 장례를 치렀노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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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임종도 있었노라고
티비들이 시끄러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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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된 구호와
헛된 대책만 비처럼 뿌려지고도
마땅한 처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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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끝자락으로
염천의 하루해가 숨어 버리고
다시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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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옹골진 모습으로 고추들이 달리기 시작했으므로
여러 바구니의 방아다리 고추를 거두고
오이를 따고
쌈채를 거두어
저 먼 도시에 살고 있는 형제들에게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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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 촉촉한
초록 밥상이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