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초록 나눔

햇꿈둥지 2015. 6. 23. 10:50

 

 

 

 

 

#.

이 가뭄 중에

흐리기만 해도 은총인데

 

#.

몇일째

하루에 한번쯤 소낙비가 내렸다

 

#.

열대성 스콜 같은 소나기가

천둥 번개 사이로 쏟아지기도 하는 참 이상야릇한 날들,

 

#.

여전히 메르스,

 

#.

먼 도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친상을 당 했는데 

그노무 메르스 때문에 아무에게도 연락을 안한채

하룻만에 장례를 치렀노라는...

 

#.

편지 임종도 있었노라고

티비들이 시끄러운 사이

 

#.

당의된 구호와

헛된 대책만 비처럼 뿌려지고도

마땅한 처방이 없다

 

#.

소낙비 끝자락으로

염천의 하루해가 숨어 버리고

다시 어둠,

   

#.

제법 옹골진 모습으로 고추들이 달리기 시작했으므로

여러 바구니의 방아다리 고추를 거두고

오이를 따고

쌈채를 거두어

저 먼 도시에 살고 있는 형제들에게 나누었다

 

#.

아침 이슬 촉촉한

초록 밥상이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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