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각자도생(各自圖生)

햇꿈둥지 2015. 6. 13. 08:05

 

 

 

 

#.

등짝 검은 뒷산은 아직도 선잠에 빠져 있는

새들 먼저 소란한 새벽,

초록 잎새 위로 이슬 흥건하니 가뭄이란 너무 죽는 소리인가?

 

#.

그런 중에

한밤을 건너 거친 비가 내렸다.

 

#.

모든 사람의 모임들이 취소 되거나 중단 되었으므로

휴교한 학교의 아이들 처럼

우리도 참 한가로운 날들 속에 뒹굴고 있다.

 

#.

메르스,

 

#.

"자가경리가 뭐이래유?"

마을 할머니 한분이 티비가 연일 내뱉는 이 말을 물으셨으니

도대체 기저질환이란 뭔 소리란 말인가?

쉽게 할 수 있는 말을 가급적 어렵게 하므로써

본질을 피하려는 의도와 이의 뒤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음흉한 계산들,

 

#.

病院이  病源되고도

대책이란 것 또한 의붓자식 손에 들려있는 신주 같으니 

부디 각자도생 하시길,

 

#.

뇌성벽력 속에 오신 어젯밤 비를 오래도록 기억 하고자

그늘 아래 앉아 "비의 나그네"를 노래하다가

 

#.

구들방 바닥에 황톳물 천을 새로이 깔고

정성껏 콩물 입힌 뒤 들기름 마무리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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