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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진달래
목련
라일락을 포함 하고도
봄에 피는 모든 꽃들은
순서 무시
불꽃처럼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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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볔 새소리
산 중 아침 공기보다 상큼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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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심한 봄날
홀로 밭 갈아 이랑짓기로
긴 사래를 느릿걸음으로 오고 가는 일의 반복
시시포스가 바윗덩이를 굴려 오르내리던 산정의 노고가 이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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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조차 사람처럼 낡아
툭하면 고장
바람 심한 봄볕 아래 공구 몇개를 챙겨들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고치고 또 고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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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선비 책장 세듯
밭 이랑의 나머지를 뒤돌아 세는 일 없으니
제법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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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유일한 농기구 수리센터가 영 미덥지 못해
그 믿음을 인터넷으로 돌려 버렸다
물론
스스로의 노고 외에
산 속 험한 길을 오고가야 하는
택배 기사의 수고에 대한 미안함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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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묵정밭 이었던 탓에 곱의 시간과 노력이 들었지만
밭은 다시 정연하게 손질 되었으므로
이 비가 그치면 감자와 옥수수를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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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감자가 싹이 나고 잎이 나서 가위 바위 보..가 아니라
캐서 담아서 택배로
아이들과 형제들에게 나누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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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해 건너기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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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부터 넉넉하게 비 뿌리시니
황사와 미세먼지로 우울하던 하늘이
곧
부지런한 이의 아침 창 처럼 맑게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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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 속에
마당가 고로쇠 나무가 연두 꽃을 피웠다.
연두...
말도 꽃도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