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은 여름인가 아닌가?로
고민하지 말자
#.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이제 의미와 경계를 상실한 시대가 되었다
#.
덥거나
또는
춥거나,
#.
불두화 꽃송이 아래
유월의 날들이 한잎 두잎 떨어져 시들어 가고있다
#.
더운 날들이 뽀송뽀송 가물기 시작하더니
험한 집오름길에서 흙먼지가 일기 시작했다
#.
그런 날 중에
절대로 말라 죽이는 일은 없을거라고
어제 하루 듬성듬성, 개었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거북이 등때기에 땀솟듯 성의 표시 정도의 비가 오셨다
#.
어쨌든 밭마다
고추가 달리고 오이가 달리고, 달리고...달리고...
#.
풀들은
언제든 비만 오시면 그동안 못 자란 키를 우쭐 키우리라고
잔뜩 옹크려 있는데
#.
작물 꼬락서니가 배배 꼬이거나 말거나
풀에 치일 일 없으니 이 또한 은총 이라고
#.
날나리 농사꾼
밭가에서 흐믓도 하여
#.
밭일 떼어 먹은 어느 하루
어느님 댁 냉장고에 고이 감추어져 있던 유월의 꽃놀이를
우리 모두 따라 해 보자고
저 우에 사진으로 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