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세시 단상

햇꿈둥지 2008. 2. 9. 19:31

 

 #.

대략 인간사에선

속이 비어야 말이 많다고 하지만

바다를 떠난 날 부터 지느러미는 더 이상 파도를 헤칠 일이 없고도

내장 또한 아무 것도 담아 둘 일이 없기에

깨끗히 비운 뒤에 묵언 수행을 시작 했다네

수행을 해제 하는 날 어느 집 반찬이 되어도 그만인 오랜 고행...

내장을 비운 뒤에도

내 눈으로 푸른 파도 소리 전해 들을 수 있는 중생이 있다면

열반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라고...

 

 

 

 

 

#.

휘날릴 거라고는 개뿔도 없는 허공에

바람 줄기 장강의 크기로 몰려 다니고

밤새 엉킨 하늘만 갈퀴질 하던 나무들,

유일하게

추위를 품에 안고 자라던 것은 투명한 얼음 줄기였다

 

사람의 거리에 표풍 같은 움직임이 소란 하던 몇일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된 것 이라는 그들의 매듭

 

혹시 가슴 시린 일이거든

동그란 나이테 하나 옹골지게 간직 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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