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강이 되기 전
옅은 서리가 내렸었다.
#.
대 운동회 전
소 운동회,
#.
가으내 풀벌레 소란스럽던 산골 뜨락이
밤새 하고도 날이 밝도록 고요했다.
#.
침잠
또는 휴지(休止),
#.
간간히
연세드신 몇몇분들이 느린걸음을 걷던 마을길은
이제부터 겨울이 다 갈때까지
바람의 길이 될 것,
#.
마른 숲이 수선스러운 밤마다
지붕 낮은 집안에 옹크린 한세월이
속절없이 늙어지겠거니,
#.
서산이 이마에 손을 얹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이내 겨울같은 어둠
#.
굴뚝 가득
봉화 같은 연기를 피워
안부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