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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서
오늘은 38℃ 하고도 내일 온도는 내일 팔자에 맡기기로 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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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더한 맹염
한낮 도심의 거리에는 뜨거운 불덩어리가 이글 거리고 있어서
사람 조차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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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뜨거운 볕 속에서
옥수수는 매일 매일이 아닌
매시간이 다르게 영글어 버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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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한 여름밤의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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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른 치열처럼 들어앉은 옥수수 알을 베어 먹듯
7월의 서른 하루를 베어 먹어서
이젠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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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날
조금 더 영근 더위를 만났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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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옥수수와 이런 저런 밭작물들이
가뭄과 더위 탓에 선채로 말라 죽어 가는 상황
따로 종말을 얘기 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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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퍼지기 전인 아침 나절 두시간쯤
그저 둘러보듯 밭일을 하고 난 뒤
땡볕의 한낮 동안은
고치속 애벌레 처럼 그늘 아래 옹크려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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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날들,
신 새볔 달빛조차 커튼으로 가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