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빗속 여행

햇꿈둥지 2016. 4. 22. 16:14

 

 

 

 

 

 

 

 

 

 

 

 

 

#.

요즘 아내는 경기 민요 외에도

어떤 경로로 엎그레이드 된 것인지 확인 불가능한

주산지 타령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남부지방에는 거친 바람을 동반한 백밀리 이상의

중서부 지방에는 성의표시 정도의 비가 오신다는 예보속에

미명의 새볔

치악 산골에는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

순한 잎들이 허공 가득 피어나는 계절

그 연한 계곡 속 물길을 둘러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있으랴

 

#.

유리창 가득 헝클어진 빗물이 흐르는 낯선 도시의 빵집에 앉아

비 때문에 더욱 그윽한 커피 한잔과

 

#.

연하고 투명한 피부속 실핏줄 같은 길을

돌고 돌아 당도한 주산지에는

여린 바람과 고요와 그리고 연록색 비...뿐이었으므로

우리는 아이처럼 즐거웠다.

 

#.

서툰 화장으로도 화려한 아지매가

콧노래 섞어 떠 준 회 한접시로

아주 작은 포구의 늦은 점심은 또 화려하고 행복했다.

 

#.

다시

7번 국도를 따라 건달 걸음으로 돌아온 시간,

치악 산골에 달빛만 흥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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