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시골살이 틀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아무 문제 없이 겨울 농사를 시도 할 수 있었던 것인데
오신채는 모두 백합과의 다년생으로 한지 적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시골살이 이 후 겨울마다 우리의 실내 온도는 15도를 넘긴 적이 없었다
당연히 몸은 추위에 잘 적응하여 우리 스스로 오신채 처럼 겨울을 버텨내고 있으니 몸 어느 구석엔가 비늘 줄기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겨우 겨우 김장 마무리 정도에서
이 땅에서 제대로 키워진 콩을 골라 살 줄 알고
그걸 삶아 메주 만드는 일을 당연한 과제로 받아 들였다는 점
더더군다나
메주를 삶는 정도의 땔감은 뒷산에서 한다발씩 걷어 내린 삭정이로 충분 했다는 것,
결국
쉬는 날 한나절의 수고로움 이면 몇일분의 벽난로 땔나무도 해결이 되겠다는 생각,
그 동안 우리는
편의의 방법에만 매달려 땔나무를 사서 차로 운반 했으며
그 둥치는 엔진톱과 전기톱으로 잘랐고 도끼질의 수고로움을 덜고자 기어이
유압 도끼를 만드는 개폼의 극성을 떨었는데
아니로구나
시골살이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하는 것 이라고 새벽의 수다스런 산새들
법음처럼 들려 주지 않든가...
이 못된 의식의 비만을 치유해 보자...
하여
나무 지게를 하나 만들어 보리라 뒷산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마땅한 나무 고르기도 그러려니와 막상 마땅한 놈 앞에 서서도 선뜻 톱날을 들이 댈 수 없음의 문제,
결국 알미늄 지게 하나를 구입 했다
쉬는 날 마다 잠시의 짬으로 뒷산에 올라
몇짐의 나무들을 걷어 내리면 될 것이다
저 아래
복작이는 사람의 거리를 관조하며
지게 가득 나뭇단을 지고 바람이 등을 미는대로 설렁 설렁 내 집 뜨락에 들어 서서
툴 툴 먼지를 털어내는
낭만 이거나 낙망의 살이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