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비만 치유

햇꿈둥지 2008. 12. 5. 10:52

 

 

 

 

이제 제법 시골살이 틀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아무 문제 없이 겨울 농사를 시도 할 수 있었던 것인데

오신채는 모두 백합과의 다년생으로 한지 적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시골살이 이 후 겨울마다 우리의 실내 온도는 15도를 넘긴 적이 없었다

당연히 몸은 추위에 잘 적응하여 우리 스스로 오신채 처럼 겨울을 버텨내고 있으니 몸 어느 구석엔가 비늘 줄기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겨우 겨우 김장 마무리 정도에서

이 땅에서 제대로 키워진 콩을 골라 살 줄 알고

그걸 삶아 메주 만드는 일을 당연한 과제로 받아 들였다는 점

더더군다나

메주를 삶는 정도의 땔감은 뒷산에서 한다발씩 걷어 내린 삭정이로 충분 했다는 것,

결국

쉬는 날 한나절의 수고로움 이면 몇일분의 벽난로 땔나무도 해결이 되겠다는 생각,

그 동안 우리는

편의의 방법에만 매달려 땔나무를 사서 차로 운반 했으며

그 둥치는 엔진톱과 전기톱으로 잘랐고 도끼질의 수고로움을 덜고자 기어이

유압 도끼를 만드는 개폼의 극성을 떨었는데

아니로구나

시골살이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하는 것 이라고 새벽의 수다스런 산새들

법음처럼 들려 주지 않든가...

 

이 못된 의식의 비만을 치유해 보자...

하여

나무 지게를 하나 만들어 보리라 뒷산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마땅한 나무 고르기도 그러려니와 막상 마땅한 놈 앞에 서서도 선뜻 톱날을 들이 댈 수 없음의 문제,

 

결국 알미늄 지게 하나를 구입 했다

 

쉬는 날 마다 잠시의 짬으로 뒷산에 올라

몇짐의 나무들을 걷어 내리면 될 것이다

저 아래

복작이는 사람의 거리를 관조하며

지게 가득 나뭇단을 지고 바람이 등을 미는대로 설렁 설렁 내 집 뜨락에 들어 서서

툴 툴 먼지를 털어내는

 

낭만 이거나 낙망의 살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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