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어머니 기일 이었다
이제 장대처럼 자란 아이들에 밀려 제삿상 뒷자리에서 가끔의 참견 정도로 존재감을 확인해야 하는 팔자
#.
도시의 아파트는 더웠으므로 밤새도록 에어컨을 돌려댔고
시원하다는 그니들의 등 뒤에서 우리는 여름밤 추위에 떨어야 했다
#.
다시는 나오고 싶지 않은 그니들의 도시
빨리 돌아가고 싶은 우리들의 Reservation
#.
여름 이었고
스멀스멀 한밤에도 온몸을 감아도는 더위 때문에 잠을 이룰수가 없는데
마침 너희들이 거기 살고 있으므로
너희들 산골살이 외로움을 덜어 주고자 우리가 간다...
손윗 동서는 물론 아랫 동서라고 해도 이젠 서로 늙어가는 나이이니
사위에 며느리에 손자 손녀까지 근 30여명,
팁으로 개손님 까지...
고양이 쥐 생각???
#.
해넘이 무렵
당연히 산에서 내려오는 서늘한 공기마져 폐기되어
초록 가득한 산골에 조차 열대야가 오실 모양,
#.
천둥 번개 속에
비가 오다가
다시 햇빛이 쨍 하기를 반복 하다가
아예
쨍한 햇빛 속에 비 섞어 오시는 날,
어릴적 이런날엔 겅중걸음으로 빗속을 뛰어다니며
"여우가 시집을 간다"고 낄낄 거렸었지...
#.
연일 폭염특보가 예고되는 날들 속에 떠억허니 입추가 들어 앉아 있다
부조리한 시절,
#.
새벽
미명의 날밝이 무렵엔 새소리 부터 울울창창 했는데
몇일새의 변화,
새소리 보다 매미소리가 훨씬 부지런해졌다는 것,
이해 하기를
시절의 부조리에 대한 억지 적응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