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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다섯번의 서리가 내렸고
평일 낮 시간이 여의치 않은 우리는 아침마다 고추밭을 염탐하기 시작했다
붉은 고추 다 거두어 들였음에도
아직 실하게 매달려 있는 푸른 고추들에 대한 미련 때문이다
따서
절여서
겨울건너기 까지 두고 두고 먹으리라는 꿈 하나
주머니 속에 꼬옥 넣어 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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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뭇 잎은 단풍 색 들기 전에 일찌감치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하늘 가운데 삐죽한 회초리 몇개로 남았을 뿐인...
그 중 가장 높은가지의 윗쪽까지 더듬어 오른 나팔꽃 덩쿨
꽃도 잎도 줄기 마져도 늘어져 버렸다
초록 농염하던 여름의 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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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엿새 달빛이 치렁도 하다
마당에 숯불 피워 저녘 겸한 술상을 준비하고
우리 가락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는 아내의 노랫 가락 따라
"등불을 끄고 자려하니 휘영청 달빛이 밝으오~"
김 태오 시인의 달밤을 불러 화답 하므로써
욕심 뿐인
산 아래 사람의 거리를 희롱하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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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장작 불빛이 따듯도 하다
단발머리 나풀 거리던 그 아이
초로의 아내가 되어 도란 거리는 산 속
지붕 위로는
별빛 반
달빛 반의 서리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