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그 겨울의 기억

햇꿈둥지 2011. 2. 12. 09:09

 

 

 

 

 

 

 

 

 

쪽배 되어 흐르다

서산 능선에 좌초한 상현달 

산그림자 마다 길게

승냥이 울고

 

어리석은 가르침만 가득 담긴 가방을 들고

작은 몸 구부려 방문을 열면

쇠잔한 등불 하나 심지로 박혀 있어서

산등 같은 그림자 서성이는 방 

 

다람쥐가 물어다 놓은 도토리 처럼

놋주발 속 밥 한그릇이

아랫목 이불속에 묻혀 있다가

어머니 한숨 같은 흰 김을 피워 올려서

꾸역 꾸역 혼자의 밥수저가

자주 목에 걸리던 밤

 

옥양목 스치는 소리로

싸락눈도 내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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