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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마음 쓴(用心) 자리를 되돌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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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없이 넘친(慾心) 것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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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려(回心) 놓아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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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꽃인 아카시 꽃은
오월 끝날쯤에 모두 져 버렸으니
벌써부터 땡볕 공습,
한 낮의 유리조각 같은 볕을 피해
밭둑과 마당의 풀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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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부터 오월까지의 날들이
속절없이 베어진 자리
어찔 하도록 진한 초록 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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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고라니 극성을 막는다고
힘들여 전기 펜스를 설치한지 꽤 여러 해,
올해도 어김없이 되살려 놓은 뒤
손끝 짜릿한 전율로 생체 시험까지 마쳤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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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밭에 올라보니
고라니 세마리 아침 운동을 하시는지
믿었던 펜스 안에서 난리가 부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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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닿는
전기선 아래 기어 들기 방식을
깡총 뛰어 넘는 도약 방식으로 바꾸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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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설치한 사람의 잔머리에
뛰어 넘기 방식으로 바꾼 고라니 머리,
장군에 멍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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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끝자락에 태어난 여섯마리 강아지는
이제 다릿심 좋게 온 마당을 뛰어 다니며
개극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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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짓기를
초복이
중복이
수육이
무침이
얼큰이
덜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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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판의
산 중 오두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