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개판의 산골

햇꿈둥지 2018. 6. 4. 03:55





#.

한 평생 마음 쓴(用心) 자리를 되돌아 보니


#.

분수없이 넘친(慾心) 것들 뿐,


#.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려(回心) 놓아야 할 일,


#.

유월의 꽃인 아카시 꽃은

오월 끝날쯤에 모두 져 버렸으니

벌써부터 땡볕 공습,

한 낮의 유리조각 같은 볕을 피해

밭둑과 마당의 풀을 베었다.


#.

봄 부터 오월까지의 날들이

속절없이 베어진 자리

어찔 하도록 진한 초록 휘향,


#.

멧돼지 고라니 극성을 막는다고

힘들여 전기 펜스를 설치한지 꽤 여러 해,

올해도 어김없이 되살려 놓은 뒤

손끝 짜릿한 전율로 생체 시험까지 마쳤으나


#.

이른 아침 밭에 올라보니

고라니 세마리 아침 운동을 하시는지

믿었던 펜스 안에서 난리가 부루스,


#.

등이 닿는

전기선 아래 기어 들기 방식을

깡총 뛰어 넘는 도약 방식으로 바꾸었더라


#.

펜스 설치한 사람의 잔머리에

뛰어 넘기 방식으로 바꾼 고라니 머리,


장군에 멍군,


#.

봄 끝자락에 태어난 여섯마리 강아지는

이제 다릿심 좋게 온 마당을 뛰어 다니며

개극성 중,


#.

이름 짓기를

초복이

중복이

수육이

무침이

얼큰이

덜큰이,


#.

개판의

산 중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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