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過歲記

햇꿈둥지 2010. 2. 15. 10:56

 

 

 

 

 

 

 

 

 

이미 입춘이 지났으므로

최소한 눈에 대한 경계태세는 나날이 완화 또 완화 되어

어디 어슬렁 냉이라도 캐어 볼까...의 바람은 단 한방에 유린되어 버렸다

 

작년에 또 그 앞 해에 그러했던 것 처럼

흰떡을 뽑아 정성껏 썰어 큰집으로 향하리라던 모든 계획은 눈속에 갇히고 묻혀 버렸다

그리하여

숏다리 강아지들과 함께 눈 속이나 뒹굴며 늴니리 맘보 타령이나 불렀으면 좋겠는데

 

"눈 때문에 정 힘들면 올라오지 말라..."는 형님의 전화 속에는

눈 따위에 아랑곳 없이 기다림의 정이 더 크게 매달려 있음을 어찌 모를까

눈도 눈 이지만

이 나이쯤에 빈말 가려 들을 줄 아는 눈치도 없으랴...

집안의 서열이야 죽어서도 바꿀 수 없는 일이니 참아야지...해내야지... 

빈말을 참말로 들었다가는 

임금님 부랄 건드린 결과로 이어질 것...

 

거꾸로의 길을 가야 했음에도 

여전히 넘치고 밀리는 길 위에서의 맺음과 맞음...

 

넉넉 하셨는지요

그리하여 풍성 하셨는지요

 

모든님들

백호의 기상으로 나날이 기운 넘치소서~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인듯 하여~  (0) 2010.03.01
징후  (0) 2010.02.23
스물아홉의 의미  (0) 2010.02.03
개덕의 개떡  (0) 2010.01.24
떼벼락  (0)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