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2.7센티미터의 골병

햇꿈둥지 2007. 1. 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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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딱지 티븨에서는

강원도 중 에서도 원주 지역은 기껏해야  2.7센티미터의 적설량 뿐이니

쫄지 말고 마음 놓고 빈둥 거려라...

일 없는 일요일 아니냐...

 

믿었지

꼬박 꼬박 시청료를 낸 건 둘째 치고

떼돈 들여 시까이나이뽀를 설치해서 테레비 보는 시간을

고자 서방 마누라 들쳐 업고 지내는 시간 보다도 훠어어어얼씬 길게 해서 뒹굴던 판이니 어찌 안 믿겠어

그런데

이노무 테레비가 고장 난 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눈을 퍼 부을 수가 있느냐구

더군다나

테레비에서 일기예보를 한다는 고 예쁜 아나운서가

무엇 때문에 입성 고운 차림으로 전 원주시민을 대상으로 네다바이를 치겠어

 

어찌 됐거나

더 이상 눈이 온다면

어딘가에 SOS라도 긴급 타전 해야 겠다고 벼르다가

하는 수 없이 장갑에 목도리에 방한복 까지로 중무장을 한 뒤에

저 아래 마을 입구까지 제설 작업을 하기로 했어

 

산꼴짜기

비상구 확보라는 생존적 문제 이므로...

 

2.7센티미터?

G.M.E.C.8~

 

적설량을 두발로 꽝 꽝 밟아 재지 않고서야 으떠케 고런 숫자가 나올수 있느냐...

만주 벌판처럼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꼴짜기 오름길 200여 미터를 용을 써 가며 치우고 나니

이런 우라질

앵콜로 쏟아지네 그랴~

 

이런 지경에

저 아래 마을회관 앞에서는 이장 마누라가 손을 흔들며

집 나갔던 서방 부르듯 하네

팔자 좋구만...

 

곱사등이 첫애 낳듯 죽을 고생 끝에 대충 눈 치움을 마치고는

눈 풍성한 이 계절에

뭐 꼭 냉장고 속에 들어 있어야 겠는가?...

 

마누래 몰래 눈 속에 짱 박아 두었던 얼어 뒈진 쐬주 한병으로 스스로의 노고를 위로하고 나니

 

긴 겨울 밤

초저녘 잠이 혼곤도 하더라~ 

 

 

 

그렇게 깨어 난 다음 날인 오늘,

치악재 넘어 원주에 당도하니 쌓인 눈 없음

원주를 지나 여주에 이르러 보니

길가에 또는 차 위에 성의 표시 정도의 적설량이 목도 됨,

 

앞으로는

기상 예보 요원 전원이

하늘을 우러러 천기를 헤아리기 보다는

산넘어 넘어 꼴짜구니의 상황을 읽을 줄 아는

좌시 천리

입시 만리의

혜안이 필요 할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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