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홀로 산에 들다

햇꿈둥지 2008. 9. 22. 10:32

 

 

 

 

#.

쉬는 날에도 여전한 새볔 잠깸은 고문 지경이다

나는 너무 기계적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아주 지독한 주술에 걸려 있는 걸 거야

 

홀로 이른 아침을 먹고 밭이며 집 주변을 어슬렁 거려 봐도 마땅한 일거리 없음,

배낭 속에

사과 한알, 빵 하나, 과자 두 봉지쯤을 넣어 가까이 있는 감악산을 오르기로 했다

남쪽 루트에서 능선 코스로...

간간히 빗발하고

이른 시간 탓도 그러려니와 나무들 빼곡한 숲길은 아직 어둡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하나 만날 수 없는 산길

숨이 턱에 차도록 능선에 올라 시간을 보니 일곱시가 조금 넘은 시간

바위 위에서 홀라당~의 휴식을 가졌다

 

산신령님이 옷을 입었으리라는 사람의 자기 주장...

 

 

 

#.

암릉의 능선 곳곳에 샛길이 빈번하다

표지판 조차 제대로 없는 산 속

방향 감각을 잃은채 내 생각대로의 진행이 일을 내고 말았다

동서남북이 어딘지

어디로 가야 제대로의 하산 길을 택 하는건지...헤매기를 두시간여

겨우 겨우 찾아 낸 길은 등산로가 아닌 산나물꾼들이 다니던 길.

덕분에 감악산 트래킹이 되어 버렸고

지칠대로 지친 걸음으로 차들이 발악을 하며 달리는 6킬로미터의 먼 길을 걸어야 했다

 

차를 세워 둔 곳에 당도하여 시원한 물이라도 한병 마실까...가게 문을 밀어보니 텅빈 실내...

저 만큼 그늘 아래 웬 사내 하나 앉아 있길래

"아저씨 물 한통 팔아요~"

"기다려요"

기다리라구? 그러지 뭐...

너무 긴 시간을 기다리게 한다 싶어 다시

"아저씨 물 한통 사자니까요~"

역시 같은 대답

"기다려요"

저 인간이...뭘 얼마나 기다리라는게야

반쯤은 짜증이 담긴 어슬렁 걸음으로 다가 가서는

"아 바쁜 일도 없는 모양인데 물 좀 사자구요" 했더니만

 

"나는 버스 기사래요"

 

아항~

"기다려요" 가 아닌 "기사래요"였구만...

 

 

 

#.

모 처럼 먼 길을 오셨던 반가웠던 님들

늦은 시간에 되 돌아가신 밤

사람의 소홀함이 기어이 등 떠미는 일이 되었던 걸까...죄송도 하고...

 

다시

영월의 뜰님,대장님 두분과 함께 했던 산행

이른 하산 후에

청솔모 꼬드겨서 잣도 얻어 들이고

강원도로 귀순 하신 별당아씨 부부님과의 만남 

좋은 이웃에 등 따듯했던 이틀의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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