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스물네번째 봄날에...

햇꿈둥지 2008. 4. 30. 15:26

 

 

스물네번째 봄날

생일을 맞은 딸아이가 배꽃 같은 얼굴로 불쑥 사무실엘 찾아 왔습니다

 

"술 한잔 사 주세요"

"너무 술쟁이 딸 처럼 말하지 말아라..."

 

참치회가 먹고 싶다는 아이와

제법 분위기 갖춘 횟집을 찾아 주거니 받거니

 

"세상은 너무 망가져 보이고 비도덕적인 것 같아요"

"이 세상이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상태로 된다면 살아가는 모두에게 희망도 꿈도 필요 없는 시대가 되지 않겠느냐..."

 

스물네번째의 봄날

이제 세상의 무게가 아이의 어깨에도 올려져 있음을 봅니다

 

"공부가 어찌 학교와 교과서 안에서만 가능 하겠니 그저 세상의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아닌 늘 새로운 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꽃 같은 아이에게

황사 끼인 날씨로 닥아서는 현실들

 

먹이에만 매달리지 말아라

그렇게 배 불리 먹고도 쌓아 놓고 쌓아 놓고 쌓아 놓아야 안심이 되는 사람들,

배 부른 돼지하고 무슨 차이가 있으랴

 

스물네살

꽃 같은 생일을 축하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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