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새싹의 힘

햇꿈둥지 2020. 4. 6. 11:49

 

 

 

#.

산골의 봄은

아직 조심스럽고 어설프기까지 해서

며칠째 영하 행진,

 

#.

봉우리 안의 갑갑증을 견디지 못해 허공으로 박차고 나온

몇 몇 목련과 진달래는

꽃잎이 얼어 누렇게 변색되고 말았다

 

#.

春來不似春을

春來不死春으로

잘못 이해한 탓?

 

#.

조그만 씨알 하나가 흙에 안겨

싹을 틔우고는

천곱 만곱 무게의 흙을 들어 올려야

하늘을 만나게 된다.

 

#.

물리적 힘이 아닌 섭리의 문제

하늘과 땅의 줄탁이다.

 

#.

생명을 얻어 산다는 일은

이렇게 온 힘을 다하는 일이다.

 

#.

집 잃어 시내를 떠돌던 강아지 한 마리가

어찌어찌의 인연으로 한 식구가 되었다

 

#.

정우가 이름 지어

백뚜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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