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본능

햇꿈둥지 2007. 3. 29. 09:25

 

 

이태전 두 뿌리를 얻어다 심은 산마늘이

제일 먼저 너른 잎을 펼치기 시작 했다

한 뿌리에서 한닢을 떼어 먹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귀공자 대접을 받기도 한다 

자체적으로 포기 벌이를 하기도 하지만

떨어진 씨앗으로 발아 하여 벌기도 한다

요 녀석들 하나 하나를 떼어 포기 벌이를 했다

 

앞동네 도사님 말씀으로는 그늘막을 만들어 주어야 잎이 커진다 하니 이번 주말에는 일찌감치 그늘막을 만들어 줘야 할것 같다

 

 

지난해 먼 남녘까지 전화를 해서 매실 두박스를 사 들였던 아내의 소원은 매실나무 였다

추운 산속에 봄은 늘 더딘 걸음으로 당도하니 제일 걱정이 동해에 관한 문제,

 

나무 도사님 말씀으로는

강원도 라도

일조량이 풍부하고 사면에 바람막이 산들이 있다면 문제가 없으리라...인데

문제는 생태적으로 일찍 꽃을 피우는 바람에 꽃이 얼어 죽게 된다는 문제

 

비닐을 덮어 버릴까?...

 

아이 같은 생각

아이 같은 욕심으로 열주를 심었다

 

시험 재배인 셈

 

 

지난해

엄둔계곡에서 옮겨 심은 바위손 이다

잎 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리 부부는 천기를 훔쳐 본듯 탄성을 질러 댔다

 

시골살이 12년차의 얼치기 촌부부...

 

 

뜰 아래 함박꽃 새순이 원색으로 붉다

이 모양

이 색깔 대로라면 굳이 꽃을 피워야 할까?

 

갈색으로 누워 있던 온 들이 화사하다

 

 

양짓녘 할미꽃도 깨어 났다

온 몸에 뽀송한 솜털을 달고 여리디 여린 모습인데

이름은 여전히 할미꽃...

 

 

두꺼운 얼음을 녹이고 돌틈 물줄기 생기있게 흐르기 시작했다

봄 이다

보여짐 이다

 

참 생기있는

햇살

바람결

 

모든것이 깨어 나고 있다

 

본능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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