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화 한편 ]
개구락지 나라에 철딱서니 없는 개구락지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더라
"우리들도 의젓하고 폼 나는 임금님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치?~"
그리하여
가장 나이드신 깨구락지 한마리를 하느님께 파견하게 되었고
하느님을 알현한 나이드신 깨구락지는 읍소하여 아뢰옵기를
"사랑 많으신 하느님 저희 개구리들을 사랑하사 저희를 이끌어 줄 기생오라비 보다 멋지고 제비족 보다 폼 나는 임금을 하나 보내 주십사~"간청 간청 한 끝에 "있는것 보다 없는 게 나을 껄? 마냑에 있는게 훨~ 나은 일 이라면 내가 으찌하여 느그덜을 맹길 때 콧수염이며 턱수염이 항개두 ?시 맹길었겄냐? 느그덜은 어찌하여 그것도 모르느냐?"는 하느님의 우려와 걱정을 뒤로한 채 늘씬 미끈한 황새 임금님 항개를 하사 받은지라...
깨구락지 덜은 온 동네에 일제히
[황새 대빵 만만세]
[(경) 깨구락지 나라 황새 임금 만만세 (축)] G랄M병의 글이 씌어진 빨래를 걸어 환영 했었는데
그 날 이 후로 개구락지들만 눈에 띄면 이놈도 낼름~ 조놈도 낼름~
결국은 씨가 지고 말았다더라
#.
왜?
아주 오래 된 이 우화를 기억해 냈는지 모르겠다
막연 하지만
저 아래 세상의 복작 거림 속에서 바람으로 전해지는 일들에
울화통이 터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날 기어이
낼름~ 삼켜 질 것 같은...
아니지
벌써 낼름~ 삼켜 졌을지도 몰라...
#.
새� 산길을 걷다가
하염없이 발부리만 보며 걷다가
문득
나는 태어 날 때 다리 부터 나왔을까?
머리통 부터 나왔을까?
궁리 궁리 하다가 하다가...나뭇 둥치에 부딪혔고
그때 문득 나를 지나쳐 걷던 어떤 중늙은이 하나
정신 병자를 보듯 하는 눈 속에 참아진 웃음이 가득했다
그 웃음 참다가 참다가
똥이나 밟아라...
#.
제 깃털빛 같은
회색빛 낮은 울음을 우는 산비둘기와
경쾌한 리듬으로 나뭇둥치를 쪼아대는 딱다구리와
코피를 터트릴 만큼 짙은 아카시아 향기와
바람을 끌어 안은 채 일렁 거리는 초록 보리밭이 있는 산책 길
그 길을 걷다가 걷다가...보면
나는 또 회색의 건물로 스스로 되 돌아 와서
거미줄에 걸린 한마리 곤충 처럼
내 일상의 늘어진 끈 들에 스스로를 포박 지우고 만다는 것
#.
처방전도
약발도 없는 세상에
부처님이 오셨단다
곧 이어
마데인 아메리카 미친소도 오신다 하고
유전자 변형 옥시기도 오신다 하고
인간 광우병에 걸려 죽기 전에
배 터져 뒈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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