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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총무 보는이가 보낸 문자 속
`병문안`을 `병문한`으로 써 보냈다.
병문안으로 고치라고 해야하나 하다가
병문안이든 병문한이든
아픈이의 손 잡아 마음 나누는 일,
그깟 글자 쯤 아무려면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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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풍경의
왁자지껄한 발걸음이
추녀 끝에 매달려
요란소란
소란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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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가 온다고 호들갑스럽던 티비는
제법 보람찬 얼굴로
그것 보라고
오늘 아침 산꼬댕이 온도는 영하 11도가 맞지 않냐고
나발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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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자세로 옹크려 미동조차 없는
온도계의 수은주는
밤새 얼어 죽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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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얼어 죽기 전에 가져가야 한다고
지난 여름 염천에 부탁했던
장작 난로가 도착은 했는데
싣고 온 이는 이미 술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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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이 옆자리에 태우고
집까지 택배를 나섰는데
즤가 운전할 때는 보통 면허
옆자리에서 잔소리할 때는 대형 면허,
그 노무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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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쓰기보다는
어떻게든 먹고 놀기를 도모하는 서실 도반들이
코로나에 쫓기고 쫓기다가
결국 송년회를
서실 난로 위 도시락 한판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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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깔고
계란 후라이 한개 덮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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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나는
한 겨울임에도
붕어회를 준비하겠노라 호언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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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붕어싸만코 백 마리쯤 낚아야 한다.
회로 먹고 남으면
매운탕을 끓여도 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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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관목을 흔드는 바람 따라
낙엽처럼 쏟아지는 산새들
산새처럼 날아오르는 낙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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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맑은 달빛
뜨락에 흥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