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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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송년회,

햇꿈둥지 2021. 12. 13. 19:46

 

 

#.

모임의 총무 보는이가 보낸 문자 속

`병문안`을 `병문한`으로 써 보냈다.

병문안으로 고치라고 해야하나 하다가

병문안이든 병문한이든

아픈이의 손 잡아 마음 나누는 일,

그깟 글자 쯤 아무려면 어떠랴···

 

#.

바람과 풍경의

왁자지껄한 발걸음이

추녀 끝에 매달려

요란소란

소란요란,

 

#.

강추위가 온다고 호들갑스럽던 티비는

제법 보람찬 얼굴로

그것 보라고

오늘 아침 산꼬댕이 온도는 영하 11도가 맞지 않냐고

나발나불,

 

#.

가장 낮은 자세로 옹크려 미동조차 없는

온도계의 수은주는

밤새 얼어 죽었나 보다.

 

#.

형님 얼어 죽기 전에 가져가야 한다고

지난 여름 염천에 부탁했던

장작 난로가 도착은 했는데

싣고 온 이는 이미 술떡,

 

#.

하는 수 없이 옆자리에 태우고 

집까지 택배를 나섰는데

즤가 운전할 때는 보통 면허

옆자리에서 잔소리할 때는 대형 면허,

그 노무 술,

 

#.

글씨를 쓰기보다는

어떻게든 먹고 놀기를 도모하는 서실 도반들이

코로나에 쫓기고 쫓기다가

결국 송년회를

서실 난로 위 도시락 한판으로 바꾸었다.

 

#.

김치 깔고

계란 후라이 한개 덮어서,

 

#.

그리하여 나는

한 겨울임에도

붕어회를 준비하겠노라 호언장담,

 

#.

마트에서

붕어싸만코 백 마리쯤 낚아야 한다.

회로 먹고 남으면

매운탕을 끓여도 되겠고···

 

#.

키 작은 관목을 흔드는 바람 따라

낙엽처럼 쏟아지는 산새들

산새처럼 날아오르는 낙엽들,

 

#.

동짓달 맑은 달빛

뜨락에 흥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