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가을 예감

햇꿈둥지 2013. 8. 14. 15:19

 

 

 

 

 

#.

-말씀하신 날짜로 예약이 되셨세여~

-당일 00시까지 오셔서 이 검사 저 검사를 하시면 되세여~

 

친절은 고맙다만

나랏 말쌈이 기가 막혀

 

#.

사자는 먹기 위해 달리고

사슴은 먹히지 않기 위해 달릴 뿐,

 

#,

매트의 온도를 높이고

이불을 덮어야 하던 시간

창밖 초록은 시름 없고

 

#.

햇살 투명하게 늘어지고

산 그림자 더욱 길어진 시간

 

서산 노을 홀로

눈시울이 붉다

 

#.

여름날 계곡마다의 잡답도

물길 아닌 세월 따라 가버리는 것을...

 

#.

누옥의 문간을 성의없이 쓸어 두고

한밤중 반디 맞을 준비

 

#.

신새벽 잠 깨어

도막 꿈들을 두서없이 꿰어 맞추는 일

다시 살아 있음의 부질없는 확인,

 

#.

바람 머리에 여름을 이고 

등에는 가을을 매단채 저토록 잘난체라고

동그랑 댕그랑~

추녀끝 풍경들 툭하면 고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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