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숨어 오는 봄
햇꿈둥지
2020. 3. 23. 20:40
#.
어린 엄나무를 구하러 산에 들었더니만
낙엽 새 이거나
바람 헝클어진 허공에 기대어
아주 작게 핀 꽃들,
#.
이마에 손을 얹어 하늘만 바라보던 사이
산속 이거니 아주 낮은 자리부터
#.
이미
봄이었다.
#.
코딱지 만한 텃밭을
성의 없이 정리하고
겨울 동안 구석진 자리마다 쌓여 있던
낙엽을 걷어낸 뒤
#.
볕 바른 자리마다
제법 소복한 달래 한 줌을 샘물로 씻어
늦은 저녁 밥상을 준비했다
#.
봄
맛,
#.
어느새 그믐 밤,
#.
작은 창 아래 누워
늦은 밤 별빛 둘러 잠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