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38년,
햇꿈둥지
2018. 2. 2. 06:45
#.
38년이 되었다.
결혼해서 지지고 볶고의 세월 앞에
고삐리 교복을 벗기 전 손잡고 다니던 세월까지면
50년이 멀지 않은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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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념은 어찌됐든
기억도 쉽지 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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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 둘 낳아 키워
올해는 여덟의 가족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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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는
성실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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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의 여행은 애먼 사정으로 잠시 묶어두고
오로지 아내 뜻대로
함께 영화관 가기
점심 먹기
보고 싶었던 사람들 만나 수다 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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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결혼한 날을 기념하고
나는 결혼해서 산 모든 날을 기념해야 한다는 생각,
더욱 공고해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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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방 아랫목에서
비몽사몽 침몰중인 저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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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에게서 날아 온 낙엽같은 문자 하나,
두아이로 부터의 레스팅이 필요 하다는
엄살?
#.
아이 결혼 할 때
"친정이 빽"이라고 했던 말
안 했던 걸로 할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