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立冬記

햇꿈둥지 2010. 11. 8. 11:30

 

 

 

 

 

 

순서를 정 할 수 없는 일들

말하자면

가을걷이 반, 겨울준비 반의 헝클어진 일들이 발등과 어깨 위에 잔뜩 매달려 있는 휴일,

아내는 형제와 조카들의 울타리가 되어 김장판을 벌였다

건성 끼어 들어 김장 보조역을 담당했던 지난해와 달리 각각의 일을 따로 해야 했음은

그만큼 밀린 일들이 산적해 있음이다.

 

힘겨움 때문...

아침부터 평소엔 하지 않던 해장술을 시작으로

여름내 장대했던 뜨락의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집 주변 쌓이고 널린 잡동사니 정리...

산 속에 들어 살면서도 사람의 일상은 여전히 그 틀을 벗어 날 수 없어 왼갖 생활 쓰레기를 포함한

버려진 것들이 고구마 캐듯 쏟아져 나오고 그 끝은 한결같은 게으름의 뿌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은 조카아이가 대부분 감당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량의 난로를 교체 하는 일이며

윗 마당 오름 계단을 보완하는 일이며

새볔부터 밤 이슥토록 종종걸음을 쳤음에도 집안이며 주변은 그다지 정갈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한가지 일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일을 만나게 되는 것

아니다

만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벌임이 맞겠다

정갈 까지야 어림도 없겠지만

그나마 궁리하여 몸 움직인 정리와 정돈이라는 것 조차 잠시의 효과를 가질 뿐 

언제나 또 다른 잡동사니의 쌓임으로 귀결되는 시골살이

 

해도 해도 늘 미완의 일자락에 칭칭 감겨

골 골 골 골 잠들어야 하는 산골의 밤,

 

입동 이라고

찬바람 앞 세운 비 오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