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터앝 마켓

햇꿈둥지 2015. 8. 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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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한번에

구들방 불 넣기 한번

그렇게

여름은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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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마당가를 맴돌아 준비되는 반찬거리들

문제는

다듬어서 씻기까지의 과정들 조차 떠맡게 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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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작된 일인지 알수는 없지만

어쨌든 집안 벽체 안쪽에 호박벌집 하나가 생겨서는

매일10여 마리쯤의 벌들이 쏟아져 나오는 통에

공손히 체포하여 집밖으로 놓아드리기로 바쁜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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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비 오시니

책도 보다가

글도 쓰다가

낙숫물에 눈 걸어둔채

혼몽한 낮잠에 침몰하기도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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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들판과

사람의 마을이 수척하니

가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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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토록 명징한

벌레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