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멀미
시골살이를 하다 보면은 아주 가끔씩 예상치 못한 사람의 일을 겪게 된다는 점
아파트를 옮기며 처분해야 마땅한 것들이 선심처럼 이곳으로 보내지는 일들인데 그중에는 제 목숨 가진 것들도 종종 있어서 알량한 내 봉급 일부를 개밥으로 축내고 있는 두마리의 코카스패니얼은 물론 어느핸가 집을 옮긴
손윗 동서가 인심 쓰듯 내어 준 킹 사이즈 침대가 또한 그러하다
이 침대가 산골짜기 오두막에 도착 하기 바로 전 안양에서 부터 끌고 들어 온 퀸 사이즈 침대를 이미 폐기처분 한터라 썩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었지만 딱히 거절 하기 서로 민망했던 분위기대로 이놈이 떠억하니 안방을 차지 했고...
문제는 이노무 침대 생산년도가 언제인지 쿠션이 너무도 나긋나긋하신 통에 초저녘 잠에 혼곤히 빠져 있다가 열한시고 열두시고 티비 연속극에 깊이 빠져 있던 마누라가 들어 와 몸을 뉘이면 몸무게의 곱으로 작용하는
Rolling & Pitching...
꽃잠에 빠져 있다가 갑자기 파도타기 하는 느낌으로 화들짝 잠에서 깨어나는 고통을 이해 하시려는지
이건 금슬 깨기가 아니라 아예 가정 파탄의 원인으로 작용 할 수도 있는거라...
머리를 맞대고 숙의 끝에...끝에...
나는 이노무 침대 아예 없애 버리자
요만 깔고는 바닥이 배겨서 종내 숙면을 할 수 없으니 안 된다...는 아내의 의견이 팽팽히 당겨지다가 불을 뿜기 직전의 단계에 어쩐노무 싱글 매트리스 하나 산중으로 배달 되었다
어쩌라고???
이름 짓기를 파도타기 침대는 건너편 아이 방으로
아이방에 있던 싱글 침대는 안방으로 그리고 그 옆에 배달 된 매트리스만 덩그러니 놓았으니 각각의 높이 차이 때문에 다리 걸치기는 그만이다만 잘못 하다간 험한 잠에 굴러 떨어지기 십상...
일요일 한나절의 시간을 들여 이미 놓인 침대와 높이를 맞춘 침대받침 짜기
셀프의 보람 따위를 생각하기 전에 어쩐지 보복의 냄새가 나는듯도 한 강요된 셀프,
헐일 많은 봄날
가외의 일꺼리를 만들어 마당쇠 진빼기를 도모하는 속셈은 도대체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