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초록 칠월
햇꿈둥지
2012. 7. 2. 10:49
#.
아이가 오고
아이와 함께 근무한다는 팀원들이 몰려 오고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왔다
#.
새벽 두시까지 달리기를 했다더라
세박스의 소주를 비우고
이 술 저 술 왼갖 술을 사생결단하듯 비우고
아이들 모두
도시에 갇혀 있었던거다
#.
싱싱했던 새댁 시절을 총알에 매달린 시간처럼 흘려 보낸 형수가
육순을 맞았다
등짝 너르게 자란 아이들이 바위병풍 처럼 둘러서서
축하 한다고
박수 치며 노래하던 시간,
나는 자꾸 눈물 마려웠다
#.
도시를 빠져 나오던 시간
달게 내리던 비가 그쳐가고 있었고
말라 비틀어져 쩍 쩍 금이 가던 가슴 통증도 그쳐가고 있었는데
초록 싱싱한 들판 속
작물 한뼘 자라고
풀들 한발 자라고,
#.
자두 속살이 투명해지고 있다
곧
붉게 익어질 모양
한동안 소원했던 쌍둥이들에게 전화 해서는
"곧 자두가 익을텐데 올래?"
아~! 이 비굴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