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초록 바람에게 듣기를...

햇꿈둥지 2008. 6. 23. 10:43

 

 

 

#.

낯 선 이의 방문을 맞았다

 

"시골이 좋아요?"

"왜 이곳에 왔어요?"

"집은 어떻게 지었어요?"

"돈은 얼마나 들었어요?"
"아이들 교육은 어떻게 시켜요?"

"뭐 해서 먹고 살아요?"

 

잠깐 쉬었다가 물어 보세요

물 이나 한잔 하면서...

 

아~ C發...

 

#.

쌍둥이들이 오고

딸녀석이 친구 녀석을 꿰 차고 오고

조카 녀석들이 오고...

 

새소리

개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뿐이던 산골이 시끌벅적 하다

 

살맛나는 잠시...

 

#.

제법 말이 많아지고

껑충 껑충 뛰고...하는 꼬맹이 녀석들은

이제 안기기를 거부한다

 

스스로 걸을 수 있고

스스로 말 할 수 있음으로

스스로 놀잇감을 만들 수 있다는 거

 

제깃의 힘을 기른 어린 새가

창공으로 날아 오르듯이...

 

#.

상추 열개에서

한바구니가 넘는 감당 할 수 없는 량을 거두고

고양이 콧등만한 미나리 밭에서도

나누고 나누어도 넘칠만큼 미나리가 나왔고

열개쯤의 오이를 따서는

실컷 먹고도 남아서 기꺼이 나눌 수 있었으므로

휴일 동안 우리 마음은 낙낙 했었다

 

사람의 방식으로 먹지 말고

자연의 방식으로 먹을 것

 

사람의 영악한 방식에 의해

한여름에 얼음 먹고

한겨울에 수박 먹고

하지 말고

 

자연이 주는 때에

먹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먹을 것 

 

저 너른 사람의 거리에서는

도대체 무얼 사고 판다는 거야?

 

#.

"만나"는

성령의 거룩함으로

꽁짜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

손발에 굳은살이 앉도록

손끝이 터지도록

온몸으로 땀 흘려 가꾸고 거둔 노고 끝에

내 배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의 성실한 노력 이어야 하는 것

 

이게 진정한 은총 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