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꿈둥지
2014. 12. 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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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빼어 기다렸던 것 처럼
12월의 첫 날
펑 펑
흰눈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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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마중을 위해
그토록 험한 바람 불고
추녀끝 풍경은
밤새 잠들지 못한채 날카로운 비명을 쏟아 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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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 내린 눈을 느린 걸음으로 쓸어내는 일,
겨울 한겹씩을 벗겨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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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서넛 만들어 두고
겨우내 말벗이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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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나
놀빛 가을로 불 타던 잎 진 자리마다
하얗고 탐스러운 눈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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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린
순백의 언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