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전하여 듣기를...

햇꿈둥지 2008. 8. 19. 09:45

 

 

#.

시골 어느 어느 성당에

가는 귀 먹고 욕 잘 하는 할머니 신자 한분이 계셨다더라

어느 날 고해성사를 하리라고 고백소 안에 드셨는데

신부님께서 아무리 기척을 해도 알아 듣지를 못 하는지라

가만히 틈으로 들여다 보니 그 할머니...

살짝 고해소 문턱을 두드리며

"얼른 말씀 하세요~"

여전히 묵묵부답

다시 문턱을 두드리며

"얼른 말씀 하세요~"

그래도 묵묵부답...

이번에는 문턱을 주먹으로 꽝~ 두드리며

"아 얼렁 말씀 하시라니까요"...하자

이 할망구 하는 소리

 

"아이구 깜짝이야!  E C 8 노마~"

 

#.

성직자인 신부님과 수녀님 사이에도 적지 않은 인간적 갈등이 있다더라

시골동네 어느 어느 성당에 연로 하시고 성질 고약하신 신부님 한분이 계셔서

수녀님은 신부님 지나치실 때 마다 푸념 하기를

"저노무 늙은이 언제 죽나?"...를 염불처럼 되 뇌었는데

마침 수녀님께서 애지중지 키우시는 앵무새 한마리가 이 푸념을 그대로 배워

신부님만 얼핏하면 수녀님 평소의 푸념을 그대로 따라 하는지라

이를 민망히 여긴 수녀님,

이웃 성당의 동기 수녀님께 이 고민을 털어 놨더니

"나도 마침 애중히 키우는 앵무새가 한마리 있는데

이 녀석은 오로지 기도하는 말만을 하니 같이 넣어 두면 그 버릇 고쳐 지리라..."

이리하여 이웃 성당의 앵무새와 한 둥지 속에 살게 되기를 여러날,

그 날도 신부님께서 뜨락을 거닐고 있는데

이를 본 앵무새 말 하기를

"저노무 늙은이 언제 죽나?"

이러자

이웃 성당에서 파견 나와 함께 살고 있던 앵무새 뒤 따라 하기를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