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전투형 도락꾸

햇꿈둥지 2021. 7. 2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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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이라고

무슨무슨탕이란 간판 아래의 줄이 지나치게 길다

어차피 나날이 더운 여름

내일 먹어도 되고

모레 먹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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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달임 하라고

먼데 친구가 카톡 보신탕과

개가 물어 잡았다는 삼계탕을 보내왔다

누까리부터 얼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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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딱지 도락꾸의 정기검사일이 되었으므로

빨리빨리 확인하라고

엽서 오고

문자 오고

관공서에서도 오고

공장에서도 오고

도대체 없는 돈에 과태료까지 내게 될까 봐 하도 볶아대는 통에

아주 오랜만에

부르릉 시동 걸어 검사장에 도착했는데

 

#.

이곳저곳 

이것저것을 꼼꼼하게 째려보고 뚜디려 보면서

엔진룸의 뚜껑을 열던 검사원 둘이

갑자기 공손하고도 신속한 자세로 몸을 낮추더니

광속의 속도로 검사대를 빠져나가더라

 

#.

갑자기 바뀐 검사 방법이 의아하여 물었더니

제기럴~

엔진실 안에 대접만 한 벌집이 있더라는 것,

 

#.

생화학 공격이 가능한

전투형 도락꾸로 무단 구조 변경되었음을 이유로

검사는 불합격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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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기로

입주한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제법 사람의 법도를 깨우쳐

운전 중에 차 안으로 들어오는 만행은 없었노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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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더운 날

많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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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

이 생각

나지 말아야 할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