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장 담그던 날
햇꿈둥지
2009. 2. 22. 17:14
토요일 오전
윗 사진의 발자국들과 직선 혹은 교차선으로 연결되는 분들 입니다
멀쩡한 정신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계곡과 정상을 지나고 치악휴양림을 지나고 버스를 타고 다시 회향 하였는데...
그리하였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 모두는 동해안에 있었습니다
시골살이 처음으로 경험한 시공초월의 초특급망가전(?)...
속 쓰리다
배고프다 엄살 할 것 하나 없는 궁색하고 염치 없는 아침
아무소리 못하고 아내의 장 담그기 데모도가 되었습니다
진짜, 참, 왕, 원조 천일염을 간수 쪽 빠지도록 두었다가 체로 받혀 물에 녹입니다
달걀 윗 부분이 100원 짜리 동전 넓이 만큼 떠 오르면
간이 딱 되었다는 거라고 합니다
잘 말려서 따듯한 곳에 푸욱~ 묻어 예쁜 곰팡이 피도록 띄운 메주를 맑은 물로 씻고
짚불로 소독한 항아리에 채곡히 넣고
깨끗한 흰천을 받혀 소금물을 부은 뒤에
참숯 넣고 마른 고추 넣고...
이렇게 석달쯤을 숙성 시켜 햇장을 뜬 뒤에
다시 된장을 한다고 합니다
젠장...
또 데모도 하게 생겼네...
어줍잖은 솜씨 이거니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지는 요즘
셀프의 소중함을 소금보다 더 짭잘하게 섞어 항아리를 다독 입니다
사진 내용들이
촌스럽고 건강한 먹을거리가 되어 나눌 수 있는 날
어느 분 이시든지 꼭 한번 들르시지요
항아리 통째로 담아 갈 수 있는 비닐 봉투 하나씩 지참 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