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잠자리 동동

햇꿈둥지 2016. 8. 14. 04:27





#.

고추들이 

마음 놓고 붉어지기 시작했다


#.

지난 해에는

대략 15일 정도의 땀 흘림으로 햇볕말림이 됐었는데

올해는

5일만에 바짝 말라 버렸다


#.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더위


#.

약발 떨어진 점쟁이의 흰소리 같은

일기예보와 온도,


#.

하위

중위

상위

그 위에

더위,


#.

본격적으로 에어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여전히 푸른

치악에 대한 모독은 아닐까?


#.

찔끔

깎아 줄 용의도 있다는 전기 요금은

그나마도 한시적? 이라는 것


#.

창조 누진세


#.

전봇대 뽑아 버리고

눈에다 불을 켠채 살아야 하는걸까?


#.

입추 지난지 닷새

낮동안 이글거리던 하늘에

다시

초록 바람 상큼한 저녘,


#.

늙은 내가 땡볕에 땀 흘려가며 잠자리 잡아오면

정자에서 파안대소하던 아이가 우아하게 날려 보내는

불평등 격세 유희,


#.

허공 가득

잠자리 동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