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

햇꿈둥지 2011. 6. 7. 13:26

 

#.

유월의 연휴

집으로 돌아오는 모든 도로들은 온통의 차들로 몸살을 앓아서

밀리고

밀리고

미어 터지고

 

집을 나선 모든이들이

모든 차량을 동원하여

개고생 마당을 펼쳐 가고 있었다

그 틈새

환장 구간을 지나

이제 집 가까이니 괜찮겠지의 기대는 또 개염불이 되어

목장 잔디밭에 쇠똥 널리듯

계곡 속에 사람 넘쳐 나고도

허공 가득

삼겹살 너울너울

 

 

 

 

 

 

 

#.

덩치 큰 목련나무와

장대처럼 치솟아 자라는 소나무 사이에 갇힌 홍단풍은

저토록 예쁜 씨앗을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씨앗 스스로 나무의 탯줄을 끊어 바람 속으로 뛰어 드는 것,

 

그늘 아래서 

크게 감탄한다 

 

 

 

#.

사방이 시도때도 없이 꽃이다

 

빨갛거나

보랏빛 이거나

노랗거나

붉은빛 이거나

제 각각의 모양과 색감으로 화려한 중에

 

모여 모여 무더기가 되어야 비로소 꽃한송이 되기에

함부로 이름짓기를 좁쌀꽃 이라고 했다

 

그 속에

이슬꽃도 만나고

 

 

 

 

 

 

 

 

 

#.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저 밟고 지나 갈 뿐인

이름조차 모르는 꽃들

 

어젯밤 별들에게 전해들은 얘기를

소근 소근 들려 줄 것 같은

요정들 

 

 

 

 

 

 

 

 

 

#.

뽑다가

베다가

하다가 지쳐서

 

미이라 콧구멍에 인공호흡을 하는게 낫지...

 

잠시 휴전 기간을 지났더니만

모두들 우쭐 자라 꽃이 되었다

 

그들에게 내 헛튼 수고는

얼마나 우스꽝스런 만행 이었을꼬?

 

 

 

 

 

 

 

 

 

#.

이 터전에

이토록 고운 빛들이 꽃으로 넘쳐나는데

아내의 차에서는

여전히 꽃집에서 구해 들인 묘종이 넘쳐난다 

 

골동품 가게 쥔장이 그런다지

-제 조상 귀신 붙은 물건은 죄갖다 버리고 남의 조상 귀신 씌인 물건을 떼돈 주고 사간다...고,

 

#.

그러구러 한 십년이 지난 비닐망이 너덜하기도 하고

그 틈새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 들어 설 것 같아

고운 철사의 방충망을 설치,

오랫만의 망치질이 기어이 손가락을 때려

지독한 통증 끝의 선혈

허긴

그노무 못 박는 일,

잘 박아도 못 박은거고

잘 뽑아도 못 뽑은거니~

 

전원적이며 목가적?

Only 우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