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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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연휴
집으로 돌아오는 모든 도로들은 온통의 차들로 몸살을 앓아서
밀리고
밀리고
미어 터지고
집을 나선 모든이들이
모든 차량을 동원하여
개고생 마당을 펼쳐 가고 있었다
그 틈새
환장 구간을 지나
이제 집 가까이니 괜찮겠지의 기대는 또 개염불이 되어
목장 잔디밭에 쇠똥 널리듯
계곡 속에 사람 넘쳐 나고도
허공 가득
삼겹살 너울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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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목련나무와
장대처럼 치솟아 자라는 소나무 사이에 갇힌 홍단풍은
저토록 예쁜 씨앗을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씨앗 스스로 나무의 탯줄을 끊어 바람 속으로 뛰어 드는 것,
그늘 아래서
크게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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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시도때도 없이 꽃이다
빨갛거나
보랏빛 이거나
노랗거나
붉은빛 이거나
제 각각의 모양과 색감으로 화려한 중에
모여 모여 무더기가 되어야 비로소 꽃한송이 되기에
함부로 이름짓기를 좁쌀꽃 이라고 했다
그 속에
이슬꽃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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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그저 밟고 지나 갈 뿐인
이름조차 모르는 꽃들
어젯밤 별들에게 전해들은 얘기를
소근 소근 들려 줄 것 같은
요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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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다가
베다가
하다가 지쳐서
미이라 콧구멍에 인공호흡을 하는게 낫지...
잠시 휴전 기간을 지났더니만
모두들 우쭐 자라 꽃이 되었다
그들에게 내 헛튼 수고는
얼마나 우스꽝스런 만행 이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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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전에
이토록 고운 빛들이 꽃으로 넘쳐나는데
아내의 차에서는
여전히 꽃집에서 구해 들인 묘종이 넘쳐난다
골동품 가게 쥔장이 그런다지
-제 조상 귀신 붙은 물건은 죄갖다 버리고 남의 조상 귀신 씌인 물건을 떼돈 주고 사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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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구러 한 십년이 지난 비닐망이 너덜하기도 하고
그 틈새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 들어 설 것 같아
고운 철사의 방충망을 설치,
오랫만의 망치질이 기어이 손가락을 때려
지독한 통증 끝의 선혈
허긴
그노무 못 박는 일,
잘 박아도 못 박은거고
잘 뽑아도 못 뽑은거니~
전원적이며 목가적?
Only 우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