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이 사람과의 관계

햇꿈둥지 2008. 3. 19. 15:49

 

 

 

태어 날 때 부터 내 몸에는 문신같은 숫자들이 얹히기 시작했다

주민등록번호...

 

가슴에 콧물 수건 매달고 학교엘 가서는 몇학년 몇반에 번호...

이름보다 빠른 식별을 위한 번호 였다

어쩐지 육우 사육장의 분류와 식별 번호 같다...

그 뒤

수험 번호

군번

총기 번호

선착순 달리기 뒤의 자름 선을 만들기 위한 숨가뿐 번호

전화 번호

카드 번호

신분증 번호

주소 뒤의 번지

카드 번호

인증 번호

손 전화 번호

번호

번호

.

은행의 순번 대기 번호

.

병원의 진료 번호

.

숫자

숫자

숫자들....

 

쌈빡구 짓고 삥칠

 

일촌의 아이들

이촌의 형제들

사촌의 형제들

오촌의 당숙

또 육촌...

 

그 관계의 사이에 빼곡히 들어 차 있는 숫자들...

 

다행히

만난지 구년이 지나

결혼한지 이십칠년이 지난

그 사람

내 아내와의 관계에는 아무 숫자가 없더구만...

 

무촌

나이 먹어 갈 수록 고마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