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염천 블루스

햇꿈둥지 2015. 6. 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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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마을에 들어 살 무렵에는

안테나 부역이란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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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티비 공청 안테나를 세워 놓고는 집집마다 선을 연결하여

가로 줄 세로 줄이 엉키는 형편 없는 화질 이거니

사람 형태 보이고  말소리 들리면

그런대로 새볔 애국가 부터 한밤중 치이익~ 소리 날때까지

그 못난 티비를 끌어안고 살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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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심한 바람이

불어 안테나가 약간 돌아 가거나예기치 못한 소나기로 벼락을 맞아 아주 돌아가시면마을 주민 중 다릿심 성한 사람들이 부역에 동원되어 이를 복구하곤 했던 것,

 

#.그노무 안테나지금도 여전히 산꼭대기에 높이 솟은채 녹슬어 가고 있는데세월이 구르기를 치악 마루 여우가 달밤에 재주넘듯 열번쯤은 구른지라이제는 집집마다 가마솥 뚜껑같은 스카이라이프 안테나가 하나씩 얹혀한밤이고 두밤이고 열흘밤이고 쉬는 시간도 없고보고 싶은거 또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더라

 

#.이런 중에스카이라이프 리모컨이 고장 났으므로 신고를 했고이를 고쳐준다고 찾아 온 젊은 기사의 진단은 리모컨은 제정신인데꼬물딱지 티비가 절명 하신거라는 아주 명쾌한 설명 끝에"

이 테레비 얼마나 쓴거냐?"는 물음에 손가락 발가락을 꼽아 보니

어느덧 스무해 하고도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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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마을에 광케이블도 설치 되었다 하니 

티비 한대를 새로 바꾸자고 시작한 일이 커져서

기왕 손질하는 김에...

일이 일을 부르고 난리가 난리로 겹쳐

황토염색 천으로 마무리 되어졌던 구들방 바닥 먼지가 심한 문제를 보완 하자고

염색천을 새로 바른 뒤의

콩물과 들기름 바르는 일이 계획보다 쉽지 않아

꼬박 5일을 고생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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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콩을 갈아 들기름을 섞어 천주머니에 넣고 바닥에다 두드리면 

쉽게 쉽게 만만하게 되리라는 나이브한 의도는 아주 생똥 쌀 고생으로 쫑이 났으므로

 

#.

콩물을 추출하여

볶지 않고 생으로 짠 들기름과 섞어야만 일이 되더라는 

치악산 골짜기 왕초짜 부부의 비짓땀 끝의 염천블루스를 고백 함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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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을 좀 더

학실히

자세히

실질적으로 알고 싶으신 분은 직접 찾아 오셔도 좋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