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아들아

햇꿈둥지 2007. 5. 8. 14:27

 

 

 

산목련 지고 난 자리 산사나무 꽃 화사하던 날,

군인이 되기 위해 떠난다지...

 

무성했던 네 푸른 머릿결을 수계처럼 깎아 버리던 그 자리...

내 세대의 과제로 그칠 일인 줄 알았지...

 

집 나서던 시간까지 담담했던 마음이

막상 병영으로 들어서는 네 등을 보면서는 가슴 울음이 뭔지

처음으로 뜨거움을 느꼈었다

그래

그래

내 안의 나 였던거야

 

군복 안에 몸을 가둘지언정

사랑을 해도 뜨겁게 하고

공부를 해도 무섭게 할 수 있는

그 푸르고 윤기나는 시간들 까지 가두어 두지는 말거라

 

부모형제를 사랑하는 정도에서

사람 모두를 사랑하는 폭 넓은 가슴을 키우도록 해라

군인은

전쟁을 하기 위해 존재 하는 사람으로가 아닌

전쟁을 막기 위해 존재 하는 사람들이어야 하므로...

 

네 말대로

소풍처럼 다녀 오거라

 

비어 있는 시간 동안

네게로 향한 사랑이 더욱 깊어 지도록

수도하는 마음 이어야겠다

 

햇볕이 이젠 뜨겁구나

그렇더라도

자주 하늘을 보고 큰 마음으로 지내도록 하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