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결혼을 해서 첫아이가 두살이 되던 해
아내와 나는 배낭을 꾸렸다
5박6일의 긴 일정으로 수렴동 계곡을 올라 설악동 까지의 길을 오르고 내리는 사이
대청에 올라
비로소 아이에게 하늘과 산과 저 아래로 보이는 사람의 마을을 보여 주었다
세상은 우리가 갇혀 사는 도시의 방 처럼
사각이 아니란다
그러다가 결국은 복작지근 들끓는 도시를 떠나
별빛과 바람이 창문을 기웃거리는 치악의 늑골 한켠으로 서식처를 옮겨서
늙은 몸을 바람의 어깨에 기대인채
노다지 산 아래 사람의 그리움으로 탑을 쌓다가
블로그...라는 비상구 하나를 만들었는데
들꽃처럼 고우신 블로그 동무님께서
얼토당토 않은 칭찬의 줄을 늘여 주셨다
문제는 이 칭찬 글의 끝트머리에 또 다른 두분의 블로그 동무님을 묶어 드려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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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번째,
나와 비스므리 하게
강원도 영월의 산꼴짜기로 서식처를 옮기신 채
전방위적 마당쇠 기능을 다 하시는 서방님을 리모트콘트롤 하시어
곱고 고운 터전에 기대인 집 한채를 스스로 짓고 계신,
세상의 불의에 불끈 강개 하신 뒤면
굳이 사전 풀이를 기대 할 필요조차 없는 시원시원한 표현 구사에도 인색하지 않으신
그럼에도
웰빙의 진정한 잣대를 가지고
새 삶의 지평을 열어 가시는 그님께 바람 같은 박수를 보내 드리고자...
그 두번째,
일변 님의 터전엘 들어서면 망라된 산들의 기록에 압도된다.
그러나 정작으로 문을 두드려 들어서면
그 산 속
하늘과
꽃들과
이름 모르던 풀들과 나무들이 곱고도 정연하다
1분에 딱 세걸음쯤 밖에는 걷지 않으실듯한 분위기
그 여유로움으로 정리된 하루 하루에
갈채를 보내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