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선무당 도전기

햇꿈둥지 2008. 4. 7. 18:35

 

 

애초부터 헛걸음질이 되었었다

딱 한번에 야물딱지게 맺음 했어야 할 일을 급하게 서둘다 보니

시행착오는 물론이요

한번 할 일 두번 하는 몸 고단한 일상이 늘어지곤 한다

 

3년전 수돗가 옆 축대 부분에 발판을 만들어 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받고

뚝딱 뚝딱 있는 나무들로 만든 것이

물에 젖고 세월에 마르고를 반복 하더니 봄빛 퍼지기 전에 아예 주저 앉고 말았다

 

이번에는...

쇠 파이프를 자르고 재단하여 철공 작업에 용접 작업에 벌이고 늘어 놓기는 거창한데 이노무 용접...

잘 붙은듯 싶어 돌아서면 떨어지며 어깨를 때리기도 하고 축대 아래로 굴러 내려 다시 들어 올리기를 수 차례,

죄 없는 용접봉만 수다히 허비하는 고투 끝에 겨우 겨우 꼴을 만들어 낼쯤

"참 내 오기는 일꾼 솜씨가 형편 없다..."는 아내의 지청구...

그늘에 맥주 한캔 끌어 안고 땀을 식히다 보니

열심히 집 지을 자리를 찾고 있는 산새들 마다 작은 부리에 뭔가를 물고 있는데

새 대가리...라고 했든가?

집 지을 자리 찾아 놓고 자재 나르면 되지

뭐 하러 그걸 입에 물고 저토록 분주 할꼬?

 

한 여름 햇살처럼 따가웠던 한낮

 

봄 속에 내가 빠진건지

내 속에 봄이 빠진건지...

 

포말처럼 조팝나무 꽃무더기 밀려 오면

또 한바탕

봄멀미를 치러내야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