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생존기

햇꿈둥지 2018. 8. 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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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서로 사납던 날

"불바다"라는 날선 말이 있었지

이런 더위 쯤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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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하늘을 우러러 재앙 이라고 한다.

과연 하늘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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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퍼지기 전 두시간 쯤

몸 움직여 해야 할 일을 하고 나면

더 이상은 기동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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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을 뒤집어 쓰는 일로

땀 젖은 몸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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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그늘 아래 가만히 엎드려 책을 보거나

낙서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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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그 사이

한 땀 한 땀의 손바느질로

작은 모형의 전통 한복 저고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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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옷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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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긴

남방의 더운 나라를 헤매다가

우연히 만난 교회 바자회장에 낑겨

그니들의 실크천을 골라 담던 못말리는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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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속 잦은 결의,

기어이 에어컨을 들일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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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살이 '초록에 대한 배신'이라는 그 간의 절개를

추워서 난방이면

더우니 냉방 이라는 당위론으로 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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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만큼쯤에 있는 입추가

튼튼한 동아 밧줄이 될 것 이라는 간절한 마음 하나

수은주 여전히 30℃에서 요지부동인

신새벽의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