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골 일기

산중 넋두리

햇꿈둥지 2011. 1. 26. 06:34

 

 

 

 

 

 

#.

덜커덕 10센티 가량의 눈이 내림으로써

울퉁불퉁 돌투성이 길을 넉가래로 밀고

썩 썩 비질을 하다가

하필이면

장군이 삼월이가 멀뚱 멀뚱 지켜 보는 앞에서 미끄덩 우당탕 넘어지고 말아서

그렇잖아도 쉬고 싶던 참

벌러덩 누운채로 깊고도 푸른 겨울 하늘 속을 들여다 보며

제기럴

이런 걸 "개쪽 팔린다"고 하는거구나

 

#.

망초와 개망초

망신과 개망신

 

어떻게 틀린걸까?

 

#.

집 주변 동동걸음으로

눈을 쓸다가

개밥을 주다가

이걸 하다가

저걸 하다가

집 안엘 들어 서면

온몸을 적시듯 감겨오는 따듯함

 

상대적 체감 온도

 

#.

영하 20도쯤의 추위에 노숙을 해야 하는 꼬맹이 차

신새벽 뜨락엘 나와 보니

노숙도 서러운 판에

앞 유리 가득 표창(鏢槍)같은 서리들 무수히 꽂혀 있고

 

#.

춘삼월

 

삼월의 날씨가 영하이든 아니든

눈이 오든 말든

삼월 속에는 봄이 섞여 있다고 믿는거다

 

그 조급함이

2월의 날짜 속에서 이틀을 떼어먹고 말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