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비 오시는 날
햇꿈둥지
2010. 7. 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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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토요일 일요일이면 찔끔 비가 오시는 통에 그렇잖아도 게을러 터진 농사일
감자 거둠이 늦어졌다
급한 마음에 비 사이 틈새 시간을 이용해서 감자를 캔다
봄 부터 싹을 틔우고 잎을 늘여 순한 감자꽃잎마다 태양빛을 모으더니 주먹덩이 만한 감자들이 대지의 자궁 가득 듬직도 해서
그 감자 통으로 들이 밀어도 될 만큼 벙싯 입이 벌어진다
호미 자루만큼 실하고 굵은 지렁이가 튀어 나올 때마다 기암을 하여 호들갑스럽던 아내도 이제는 그까이꺼...
제법 날나리 농사꾼의 내공이 보인다
이리저리 나눔 끝에 우리 먹을 분량은 개떡만큼 남았으되
보낸 감자의 곱절이 되고도 남을 정도의 흡족함만 마음 가득 쌓였으니...그만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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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서 지지고 볶느라 세월 가는 줄 몰랐는데 여주에 들어온지 어느새 5년...
5년 분량의 잡동사니를 정리하여 이천으로 옮겨왔다
제법 지역내에서 제자리 튼튼해진 친구들 반겨줌도 살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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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대기중인 차 한대 없던 시골 교차로에 수킬로미터의 대기 행렬
골짜기마다 승화한 삼겹살이 젖빛 연기로 너울거리는 계곡들
달마께서도 避西를 떠나셨었나?
어이하여 동쪽으로 가셨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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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날
7월의 서른하루는 비워졌으되
시골 초록 거리와 푸른물 넘실한 계곡은 넘쳐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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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 일까?
겨울맞이 걱정이 앞서는 산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