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봄 잔치
햇꿈둥지
2012. 4. 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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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예보를 무시하고
뜰 아래 샘을 정리하여 잔디 심고 징검다리 만들자는 욕심은
결국 비옷을 갖춰 입어야 하는 극성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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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발길에 채인 추녀끝 풍경이
동그란 금속성 신음을 쏟아냈으므로
놀란 산골 꽃들은
팝콘처럼 후두둑 피어나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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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이 봄의 꽃들을 노래 하자고
수일 전 부터 띄운 꽃빛 초대장은
결국 준비한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하고 말았으나
밤 깊도록
비에 젖은 꽃의 노래를 함께 불러 주었다
#.
계절의 기압골 이동,
혼곤했던 각각의 꿈길에
꽃비가 내렸다
#.
전씨댁 아주머니가 무릎 수술을 하셨다길래
기운 차리시라고
괴기 한칼 썰어 들고 찾은 산아래 누옥의 골방
아무렇게나 벽에 걸린 허름한 입성 같은
그니의 누덕한 팔자들이 성의없이 걸려 있었다
편치 않은 걸음을 떼어 다시 밭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
이제
봄 잔치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