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봄 멀미,

햇꿈둥지 2019. 4. 18. 19:32





#.

순백의 목련꽃잎 뚝 뚝 떨어진 자리

설움으로 가슴 깊이 새겨졌으니

이 봄의 관지(款識)이다.


#.

간 봄과

그 앞의 봄과

또 그 앞의 앞의 봄날들

하염없이 져버린 꽃잎들 모두를

뜨거웠던 연서로 간직 할 일이다.


#.

석음의 시간,

산골 뜨락 가득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온갖 향내의 어지러운 회오리


#.

봄 바람이다.


#.

그 바람에 취한 봄 손님이

바람처럼 불쑥 다녀 가셨다

벌써 두번째,


#.

이 봄

무엇하러 그리움을 안고 뒤척일꼬?


#.

손님 가시고도

찻잔 속에는

크리슈나툴시 향이 감미롭다


#.

열나흘 보름달이

엷은 구름 속에 휘황하다.


#.

모두들

환장 할 것 같은

봄 이다.